일상

원더풀 라이프 (Wonderful Life, 1998), 고레에다 히로카즈

인생의 띠로리 2019. 11. 9. 23:55

<출처: 네이버 영화>

1. 간단 줄거리 

 

천국에 일생 단 하나의 기억만 가지고 갈 수 있다면 어떤 기억을 선택할까?

 

죽음을 맞이한 사람들에게 주어진 시간은 일주일이다,  그 시간 동안 천국에 가지고 갈 하나의 기억을 선택하면 

그 장면을 영화로 만들어 주고 이들을 천국으로 인도한다. 

 

2. 나의 질문

 

2-1. 기억을 선택하고 떠날 것인가, 선택하지 않고 남을 것인가 

 

나는 죽음을 무서워하는 편이다. 이전 독서모임에서도 가능하다면 불로장생할 수 있는 무언가를 만들어 죽음을 최대한 피하고 싶다고 말했다. 

 

가끔 일상의 사소한 불안감이 이상하게 죽음에 대한 불안감으로 느껴질 때도 있어 상담을 받은 경험도 있다. 그 때 나는 이 세상에서 내가 사라지는게 싫어서 라고 답했다.

 

영화를 보고 내가 왜 죽음을 불안해 하는 지 명료해 졌다. 그냥 사라지는게 싫은 게 아니라 내 기억이 사라지는게 슬퍼서였다. 좋은 기억이든 나쁜 기억이든 지금의 나를 이루고 있는 모든 시간들이 소중하고, 사랑스럽고, 애달프다.

 

나는 일단 선택하지 않고 죽은자들을 위한 영화를 만들겠다. 나의 과거를 곱씹으며 다 닳아 없어질때 그 때 천국을 택하겠다. 

 

2-2. 지난 과거 중 한 장면을 평생 기억해야한다면 어떤 기억을 선택할까? 그리고 만약 없다면 미래에 만들고 싶은 기억은?

 

결국 사랑하는 사람들이 떠오른다. 얼마전 가족과 함께했던 블라디보스톡 여행도 생각나고, 사랑했던 전 애인과의 시간도 생각난다. 그러나 하나만 고르라고 하면 아쉽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두 단체로 나오는 장면을 기억하고 싶다. 그래서 결혼"식"을 하고 장례"식"을 하는 걸까? 나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을 평생 기억하고 싶어서. 

 

2-3. 달은 언제나 같은 모양을 하고 있는데 우리는 매일 다른 달의 모양을 보지, 나는 내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긍정적? 부정적? 내가 바라보는 나의 삶, 나의 모습은?

 

타인의 삶이 멋져보이는 건 우린 그 삶의 편집된 부분만 보기 떄문이라는 어느 글이 생각 난다. 우리는 편집 되지 않은 날 것의 자신의 삶, 자신의 감정과 마주 한다. 

 

몇 년 전만해도 비관적이고 냉소적인 자세로 삶을 대했다. 희망이라는 단어가 너무 낙천적이고, 나이브하다는 생각도 했다. 이런 생각들이 엉키게 되면 앞으로 나아가기는 커녕 제자리에서 발을 동동 구르는 것만으로도 모든 에너지를 소진한다.

 

우린 결국 죽음으로 귀결되는 부조리한 삶에서 어떤한 무언가를 찾아야된다. 살아야되는 무언가. 그리고 그게 나는 어떤 것이든 희망이라는 모습을 띄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2-4. 나의 기억을 선택하지 못하면서 타인의 기억을 영화로 만들어주는 사람들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왜 고르지 못하는 것일까? 

 

너무 소중해서 고르지 못하는 사람과 그 어느 것도 기억할 만한 의미가 없는 사람들이지 않을까? 

아니면 스스로 확신이 없는 사람들, 살면서 어떤 존재 혹은 어떤 것들이 나에게 의미있었는지 찾아야할 시간이 필요한 사람들.

 

잠깐 배웠던 비행기 조종을 고른 사람 그리고 디즈니랜드에 갔던 경험을 고른 사람 1년 기준 약 30명의 사람들 사소한 틈에서 우리의 행복은 피어나고 그 찰나가 평생의 기억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니 좀 경이롭기도 하다. 

 

3. 별점과 한줄평 

 

8.5/10

 

영화를 보고 난다면 우리는 찾기 시작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만들려고 애쓸 것이다. 단 하나의 기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