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2021년

[일드] 도망치는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인생의 띠로리 2021. 5. 27. 00:25

도망치는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어떤 한마디는 마음 속 깊게 파고든다.
미쿠리는 "주제 넘는 것"에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다. 전남친에게도, 회사에서도 들었다. 열심히 해보고 싶은 마음은 어느순간 주제 넘는 오지라퍼로 받아드려진다. 히라마사와 관계의 벽을 깨는 순간에도 자신의 주제 넘음을 걱정하는 미쿠리에게, 주제넘음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있지 않을까 자위하는 미쿠리에게, 츠자키는 다정하다. 

"주제를 넘는 다는건 상대를 아래로 보고 이야기 하는것 아닌가요?"

미쿠리는 츠자키의 문장들을 차곡차곡 쌓아두었다 절망이 찾아올때마다 하나씩 꺼내본다. 사람을 살리는 건 단순한 것들이다. 

 

벽을 깨는 방법

 

정해진 규격에 맞춘 히라마사의 견고한 삶에 미쿠리는 하나의 틈을 만들고 결국 균열을 내버린다.

틈을 메우려고 애쓴 츠자키의 행동들은 점점 꼬여가고 미쿠리에게 상처를 남긴다. 나의 발 끝만 보고 걷는다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고개를 들고 세상을 보고 걸어야 장애물도 피하고, 아름다운 풍경도 만끽할 수 있다. 

 

물론 혼자서도 잘 살아야한다. 하지만 우리는 결국 사람들과 함께 살아간다.

잘 상처 받고, 잘 상처 주는 법을 배워야한다. 

 

"혼자있어도 걷는게 귀찮아지면 어떻게 되나요? 그렇다면 함께 있는 것도 방법이 아닐까요?"

 

사각형의 방을 원형으로 닦는 사람 

미쿠리와 츠자키가 노동자와 고용주가 아닌 사랑이라는 사적인 관계로 이어지자 미쿠리는 가사노동에 대한 부당함을 느낀다. 일이었을 떈 사각형의 방을 사각형에 맞춰 닦았지만, 보수를 받지 않는 일이 되었을 때 사각형의 방을 원형으로 닦게 된다. 

가사노동 시간을 연봉으로 환산했을 때 한화로 약 3000만원. 최저임금으로 계산한 값. 오직 한사람 혹은 고작 가족 구성원 몇명만의 인정을 받는 일. 사랑마저 사라진다면 아무런 경력도 의미도 갖지 못하는 일. 

대부분의 가정에서 누가 가사 노동을 책임 지는지, 사회적 원인이 무엇인지, 그에 대한 가치가 어떻게 매겨지는지 생각하다보면 뚜렷해지는 것들.  

 


40대, 부장이 아닌 부장 대리까지 간 회사 내 유일한 여성

 

'이성을 위해 아름다워지고 싶어하는게 아니다. 아름다워지고 싶은 욕망은 자연스럽고, 자유롭다.'

홍보 부장대리 츠지야가 새롭게 정의한 회사 브랜드 가치

"저러니 결혼을 못했지" 라는 말을 듣더라도 굽히지 못하는 원칙들이 츠지야에게는 있다. 

 

젊음을 자랑으로 삼는 사람에게 이야기한다. 우리 주변에 많은 저주들이 있고, 자신에게는 그 저주를 걸지마.

나이듦 외에도 우리 사회에는 수많은 저주가 있다. 특히 소수자에게 가해지는 제약과 편견처럼 뿌리깊고 당연시 되는 저주도있다. "그런 저주가 있다면 도망가 버려"

 

힘내라 미쿠리!

 

미쿠리에게도 츠자키에게도 잔뜩 몰입해서 정주행했다.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시작되는 1화 첫장면의 촬영과 편집이 두 주인공이 현실 어딘가에 살고 있을 법하게 만들어 준다. 중간 중간 퀴즈쇼나 예능 형식의 편집 또한 재미를 더해준다.

 

주인공인 아라가키유이와 호시노겐의 결혼 소식을 듣고 보기 시작했는데, 츠자키와 미쿠리에 쏙 빠져서... 드라마가 현실같고 드라마 속 현실을 방해하는 진짜 현실이 헛헛해진다. 드라마에서도 결혼하는 해피엔딩 이지만 그래도 환상 속 현실이 무너지는 기분. 

 

이제 도망치는 건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 sp를 볼 타임이다. 흐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