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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리그렉투스(Homo Regret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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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년 전에 집을 샀더라면 2년 전에 집을 샀더라면 마음가짐을 바꾸면 후회도 줄어들까? 호모 리그렉투스 몇 년 전 이동진 평론가가 에 대해 쓴 칼럼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리스 신화에서 오르페우스가 지켜야 할 금기, 구역 성서에서 롯의 아내가 지켜야 할 신의 명령, 그리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치히로가 바깥세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조건. 그것은 바로, 뒤를 돌아보지 말 것. 이동진 평론가는 수많은 이야기에서 "돌아보지 말 것"에 대한 금기가 원형처럼 쓰이는 이유에 대해 "삶에서 지난했던 한 단계의 마무리는 결국 그 단계를 되짚어 생각하지 않을 때 비로소 완결된다는 것을, 사람들이 경험을 통해 체득하고 있기 때문" 일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https://blog.naver.com/lifeisntcool/2202771857..
2.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것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것 후회하게 될까, 하는 마음조차 생기지 않는다. 호모 리그렉투스 평일 오후 3시 반이면 어김없이 스마트폰 알람이 울린다. "오늘은 산책을 나갔습니다. 어른들께 인사를 하고 칭찬을 받았습니다. 블록을 쌓으며 재밌게 활동했습니다. 집중력이 좋아 끝까지 블록 쌓기를 완성했습니다" 조카의 어린이집 생활이 담긴 알림장이 도착했다. 오늘 하루, 조카의 기분, 건강, 체온, 식사여부, 수면시간, 배변상태까지 체크한 표와 조카의 사진 그리고 간단한 코멘트를 보내 준다. 나의 조카의 경우 음악시간에 춤을 췄다. 편식하지 않았다. 강아지를 보고 멈머라고 했다. 똥이 마려울 때 선생님께 알려주었다 등의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이 자그마한 생명체가 밥을 먹는다. 잠을 잔다. 걸음을 걷는다. 보통의 사람..
1. 유예하지 않기로 했다 유예하지 않기로 했다 유예했던 나의 시간들이 후회되었다. 호모리그렉투스 이건 다짐이다. 2020년 독립투사가 드디어 자유를 얻었다. 부모님 집을 떠나 드디어 작은 원룸을 얻었지. 원룸을 얻을 때 만해도 내가 좋아하는 가구, 내가 좋아하는 소품, 내가 좋아하는 옷, 내가 좋아하는 먹거리,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둘러싸인 나를 상상했어. 그러나 그건 33살이나 먹고 첫 독립을 한 나의 망상이었다. 전세 자금부터 만만치 않았다. 부모님과 함께 살 땐 신경도 쓰지 않았던 세탁바구니와 속옷정리함, 심지어 비누 하나까지 내 돈으로 사야 했다. 화이트 컬러나 내추럴 컬러로 인스타그래머블한 방을 꾸미고 싶었던 나의 로망은 고이 접혔다. 주황색 풀옵션 가구들도 처치곤란이었다. 그래도 뭐 어쩌겠는가. 어차피 이곳은 나의 시..